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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도 후기 (The Throne, 2014) 소통의 부재로 일어난 비극적 결말 (스포 有)

지난 추석 때 보았던 영화 사도 이제야 후기를 올리게 되었네요.

당시엔 할 말이 많았으나... 한달도 더 지났기에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런지 모르겠음!!


사도(The Throne, 2014)




[사도 영화 줄거리 + 실제역사]


영화는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영조가 왜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둘 수 밖에 없었는지 풀어가는 형식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당시 영조나이 35세. 하나뿐인 아들 효장세자가 10살의 나이로 생을 떠난 후, 영조는 깊은 슬픔에 잠깁니다. 그 후 영조나이 41세. 7년만에 장헌세자(사도사제)를 얻게 됩니다. 

실록을 보면, 영조는 장헌세자가 태어난 그날로 최연소 원자의 명호를 내렸고, 다음해 최연소 세자에 책봉합니다. 그것만봐도 영조에게 장헌세자(사도세자)의 존재가 얼마나 귀했는지 짐작이 가네요.



사도세자는 영조의 기대에 부흥하며 순조롭게 성장합니다. 세자는 만 3세 때부터 글자를 알았으며, 어린나이에 글씨도 쓸 수 있었습니다. 실록을 보면 종이 12장에 두 자씩 써서 대신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는군요. 그러니 영조는 세자에게 더더욱 큰 기대를 걸 수 밖에 없었겠지요.


그러나 세자는 점차 성장하면서 학문을 익히기보단 무인적 기질이 강했다고 합니다. 

어릴 때 부터 군사놀이를 좋아했으며, 나이에 비해 체격이 크고 건장하며, 무예도 뛰어나서 활을 쏘면 반드시 명중시켰고, 나는 듯이 말을 몰았다고 하더라구요.




또한 세자는 예술적 조예도 깊어, 뛰어난 그림 실력을 자랑했다고도 하죠.

영조는 세자의 그런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합니다.

임금의 자리에서 대신들을 조정하기 위해선 무예가 아니라, 학문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죠. 공부는 좋아하지 않고 기가 뻗치니 애써 이뤄놓은 탕평이 한순가에 무너질까하여 염려합니다. 


그때부터 이미 영조와 세자의 사이는 어긋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세자나이 14살. 영조가 대리청정을 시작하였는데, 대리청정을 진행하면서 세자의 정무적 능력과 수신에 더욱 불만을 갖게되었고, 그 불만은 양위(임금의 자리를 물려줌) 파동을 일으킬만큼 폭발합니다. 



 


영조는 무수리의 아들로 태어나 변변치못한 집안 때문에 노론파에 기대어 왕이 되었기에 노론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으나, 세자는 그런 노론에게 눈치를 보지않고, 거의 소론에 가까운 정치를 하니... 영조가 아예 왕위를 떠난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세자는 영조와 안 맞을 수밖에 없었을 듯 합니다.


영화에서도 송강호가 어찌나 이해가 안되던지... 저러면서 왜!!! 대리청정을 하자고 했을까!!! 속이 터지던 순간들도 등장합니다. 불쌍한 유아인 ㅠㅠ (물론 어디까지나 영화...)


그리하여 세자는 20세 무렵부턴 영조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정신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국무를 맡긴 뒤부터 영조는 세자를 더욱 자주 질책했고, 세자는 부왕을 두려워 피하게 되었지요.


아버지에게 문안인사를 가기위해 옷을 입어야 하는데, 아버지를 만나야 한다는 극심한 두려움에 제대로 옷을 입지 못하는 장면도 나오고, 환청이 들리거나 환각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세자의 광기어린 행동은 결국 영조의 귀에 들어가게 되고,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되자. 결국 세자를 죽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고 맙니다. 


여담입니다만, 유아인이 어찌나 광기어린 연기를 잘하는지... 지난 베테랑을 봤을때도 유아인은 실제로도 마약을 할 거 같고 막 그랬는데. 영화 사도를 보고나면, 유아인은 정말 미친사람 같아요!!! 너무 연기를 잘해도 문제 입니다. -_-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영조는 아들 세자를 뒤주에 가두게 되고, 뒤주에 갇힌지 8일 뒤...

세자는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 후 영조는 세자의 이름을 장헌세자에서 사도세자로 개칭하였는데, 사도세자의 뜻은 생각할 사, 슬퍼할 도를 써서 너를 생각하며 슬퍼한다 는 뜻이라고 합니다. 어떤 역사책에선 영조가 세자가 그리 죽을줄은 몰랐다는 설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영화 사도에선 정말 불쌍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등장인물 모두가 불쌍해요... 



영조가 세자를 뒤주에 갇혀 죽게 한 것은, 세자가 미친사람으로 죽음에 이르러야 그의 세손이었던 정조를 무사히 구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반역자로 일가족이 몰살 당했겠죠. 



사도세자는 어릴 적 총명하였지만, 아버지의 숨막히는 완벽함 속에 점점 더 빛을 잃어갑니다. 그는 아버지의 인간적인 사랑을 원했지만, 영조는 좀 더 왕으로서의 견고함만 다졌죠. 세자가 점점 더 미쳐갔던 것도 아버지의 잘못 된 부성이 한 몫 차지한 것은 자명합니다. 



그리고 어린나이 세자의 아내로 궁에 들어온 혜경궁 홍씨

문근영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지만, 세자 유아인을 안타까히 여기는 마음이나, 정조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잘 표현했다고 봅니다. 


사도세자에 대한 기록은 혜경궁 홍씨가 기록한 '한중록' 이 거의 유일하다고 하는데, 혜경궁 홍씨의 집안이 노론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도세자를 과연 어떻게 집필하였는지 의문이라는 말들도 있습니다.


즉 사도세자는 정신병으로 죽음을 당한것이 아니라, 노론과 소론 사이에서 정치적인 희생양으로 죽음에 이르렀으며, 혜경궁 홍씨는 그런 사도세자의 죽음을 방조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고 합니다.   



끝으로 영화에서 아주 감초역할을 했던 어린 정조 (커서 소지섭으로 변하죠!!) 아버지 사도세자와는 다르게 학문을 즐겼고, 어린나이에도 매우 총명하여 할아버지 영조에게도 대단한 신임을 얻습니다. 


그는 효심도 지극하여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혔을 때에도 할아버지 영조에게 찾아가 아버지를 살려달라 간청하곤 하는데, 연기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입 됩니다. 

저 어린아역이 어찌나 절제있는 연기를 하는지 감탄이 나오더라구요.


이렇게 영화 사도는 모두가 불쌍한 가운데 막을 내립니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 사도를 통하여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큰 참변을 부를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왕가에서만 발생된 일이 아니라, 지금 현실에서도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죠.


저는 표현하지 않는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지 않더라도, 내 모든 생각을 상대방이 알아 줄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아요. 내 사랑을 강요하기보단, 상대방의 입장에서 좀 더 이해해 줄 수 있는 마음이 사랑의 시작은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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